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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발간물

이란 제재 해제의 국제 에너지 시장 파급효과 및 시사점

  • Date2016/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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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수급브리프 2016년 1월호 - 브리프 이슈


핵개발 의혹으로 인해 부과되어 왔던 제재가 최근 해제됨으로써, 이란은 37년만에 국제 무대에 복귀하게 되었다. 정치 상황 변화나 주변 경쟁국과의 갈등이라는 위험 요소는 여전히 내포되어 있지만, 이란의 노력은 주요국가들의 환영과 국민들의 열망이 더해져서 순조롭게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손꼽히는 자원부국이자 중동 시아파의 지도국가인 이란의 재등장은 우리에게 커다란 기회로 다가왔다. 치열한 경쟁이 전개될 이란 내수 시장을 선점하고, 양국간 에너지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긴 호흡을 통해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다.


이란의 핵개발 의혹과 관련하여 2006년부터 부과되었던 UN, 미국, EU의 경제 제재가 1월 16일을 기준으로 해제되었다. 에너지를 포함한 무역, 투자, 금융과 관련된 제재들은 대부분 해제되었으나, 무기 개발 및 교역과 관련된 일부 제재는 유지된다. 이러한 이란과 주요국간 합의는 중동 지역에 대한 지정학적 요인과 경제 재건에 대한 이란의 열망이 빚어낸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이란은 1979년 혁명으로 미국의 첫 제재가 시작된 이래로, 낙후되어 왔던 경제 재건에 대한 국민적 열망으로 인해 보수 강경파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진 상황이었다. 반면 미국과 EU는 핵개발 사안에 대한 외교적 해결을 선호하던 가운데, IS의 세력 확대와중에 이의 격퇴를 위한 이란과의 협력이 필요했던 것이다. 이란은 이슬람 시아파의 중심 국가로서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왕정 일색인 중동에서 선거를 통해 지도자가 선출되는 민주주의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는 정당성 또한 가지고 있다. 핵 협상 합의에 이은 이번 제재 해제는 중동의 강호 이란이 37년 만에 국제 무대에 복귀한 사건으로 간주할 수 있다.

주요국의 반응과 위험 요인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행정부, 민주당의 경우 제재 해제를 불러왔던 핵협상 타결과 이란의 이행을 외교적 승리로 평가하고 있으나, 공화당 및 보수 강경파는 경제 재건을 바탕으로 이란의 핵무장을 포함한 군사력 강화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미 국무부가 제제 해제 하루만인 17일 탄도미사일 개발과 관련된 신규 제재를 발표한 것은, 이러한 국내 비판과 우려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여겨지지만 화해 분위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전통적으로 이란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중국과 러시아는 이번 제재 해제를 환영하면서, 향후 전방위적 경협 확대를 추진 중이다. 특히 중국은 1월 23일 시진핑 주석이 이란 테헤란을 방문하여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양국간 관계를 전면적 전략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교역 규모도 10년 내에 6,000억 달러 규모로 늘릴 것을 합의하였다. EU와 일본 역시 제재 이전 활발했던 경협 재개를 추진하고 있으며, Royal Dutch-Shell, BP, Total, Eni 등의 에너지 기업뿐만 아니라, Nissan, Siemens, Volkswagen 등 소비재 기업 역시 이러한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역내 경쟁 국가의 행보는 이와 사뭇 다르다. 이슬람 수니파가 다수를 점하고 있는 GCC[1] 국가들은 이번 해제를 통한 원유가스 시장에서의 경쟁 격화와 함께, 이란의 지원을 통한 자국 내 시아파 영향력 확대를 우려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중동의 유일한 핵 보유국인 이스라엘 역시 이란의 핵무장 가능성과 시아파 무장정파에 대한 지원 확대를 경계하면서 해제를 비난했다. 특히 사우디 아라비아는 자국 내 시아파 지도자 처형 이후 촉발된 이란과의 갈등으로 인해 국교를 단절한 상황이며, 이러한 역내 이웃 국가들과의 충돌과 갈등은 이란의 국제 무대 복귀와 관계 정상화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추가적으로 미국의 공화당 집권과, 이란 총선을 통한 강경 보수파의 주도권 장악으로부터 이어질 수 있는 합의 불이행 가능성이 이란이 풀어야 할 주요 과제라고 하겠다.

석유가스 산업에 미칠 영향

이란 석유장관 비잔 남다르 잔가네(Bijan Namdar Zangeneh)는 2015년 12월, 제재 해제 즉시 50만 b/d를 증산하고, 2016년 하반기 이전에 추가적으로 50만 b/d를 증산함으로써 수출량은 약 250만 b/d에 이르게 될 것이라 발표하였다. 반면, 해외 주요기관들은 이란 내 유전의 기술적 문제와 투자 부족으로 원유생산 정상화에 1년 이상의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으며, 미국 EIA는 1년내 30만 b/d 내외의 생산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이란의 원유가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되면, 국내 원유 도입 옵션의 증가라는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원유 교역 제재 이전인 2011년 약 25만 b/d에 달했던 우리 나라의 이란산 원유 수입은 2015년 기준으로 13만 b/d 수준으로 하락한 상황이지만, 이란 원유의 가격경쟁력을 감안할 때 사우디 아람코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에쓰오일을 제외한 정유 3사는 이란산 원유 도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듯 도입 옵션이 늘어난다면, 국내 기업의 원유 거래 협상력이 제고될 수 있으며 전반적인 도입 가격 역시 하락할 수 있을 것이다.

이란 원유 생산 전망 (단위: 백만 b/d)


자료: EIA Short-Term Energy Outlook, Jan 2016

가스의 경우 2020년 이후에는 세계 가스 시장에서 공급 물량이 증가할 것이다. 이란은 세계 2위의 천연가스 보유국이지만, 생산 시설 노후와 부족으로 인해 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으며, 액화천연가스 운영 설비가 전무하기 때문에, 수출입 전량이 파이프 라인을 통해 운송되고 있다. 그러나 제재 해제를 통해 해외자본과 기술을 유치하여 생산을 확충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막대한 천연가스 보유국으로서 걸맞는 물량을 수출한다는 전략을 공표하였으며, 2020년 이후로는 수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의 천연가스 수출입 물량 (단위: 1bcf)


자료: EIA Homepage

이란 석유부는 상류 부분에만 약 6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해외자본 및 선진 기술 보유 기업의 적극적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 해외 기업들이 투자의 걸림돌로 여겼던 바이백 (Buy Back) 계약방식을 보완한 새로운 석유 계약 방식 (Iranian Petroleum Contract: IPC)을 도입하여 올해 시행할 예정이며, 이에 따른 투자 유치 증대 역시 기대하고 있다. 우리 기업들도 이란에서 두각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은 유럽, 중국, 러시아 기업과 함께, 이란 기업과의 공동 투자나 전략적 제휴를 통한 이란의 상류 부문 진출 기회가 열려 있으나, 투자 자금 조달이 가장 큰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별도로 석유 정제 200억, 석유화학 700억, 효율향상 230억 달러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고전을 겪고 있는 석유가스 플랜트 업계에서 이 같은 규모의 투자 확대와 건설 발주 계획은 관련 기업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상황이다. 그러나 저유가로 인해 사업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란은 지분 참여나 생산물 지급 등을 대가로 제시할 것이기에, 역시 공사 비용에 대한 자금 조달 능력이 수주 결정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론 및 시사점

자원 부국이자 역내 강국인 이란이 그동안 가로막혔던 국제무대에 재진입하면서, 전 세계 국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석유는 즉각적으로, 가스는 중장기적으로 이란의 공급 물량이 증가할 예정이며, 상당수의 인프라 및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가 발주되고 상류 부문에 대한 해외 투자 유입도 확대될 것이다. 저유가로 인해 석유가스 부문에 대한 투자가 전 세계적으로 저조한 상황이지만, 자원 개발과 관련 산업 육성에 대한 필요성을 고려한다면, 이란 제재 해제와 이어지는 투자 유치 노력은 우리에게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서서, 경험 많은 해외 자원 개발 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이란의 석유 가스 상류 부문에 동반 진출하여, 관련 역량 확대를 추진할 필요가 있겠다. 또한 잠재력 있는 소비 시장이 재개방되면서 각종 제품의 수출 기회가 새롭게 열린 상황이므로, 이를 지원하기 위한 무역 금융 확대가 필요하다. 우리 기업의 인프라 및 플랜트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대출과 채무보증 등을 결합한 패키지 금융지원 역시 필수적이며, 이와 함께 이란 정부 및 국영 기업과의 협력 관계 유지를 위해서도 노력해야 할 것이다. 추가적으로 시아파 지도국가인 이란의 국제무대 재등장에 대해 역내 갈등 격화와 입지 축소를 우려하는 역내 수니파 경쟁국인 GCC 국가들을 고려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이란과의 에너지 협력을 신중하게 확대해 나가는 장기적인 전략 마련이 요구된다.

참고문헌

이란의 에너지현황 및 정책, 에너지경제연구원 인사이트, 2014

Associate Press Articles

EIA, International Energy Data and Analysis: Iran, 2015. 6. 19

EIA, Short-Term Energy Outlook, 2016.1.12

Financial Times Arti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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