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 미수금 문제가 도시가스 수급에 미치는 효과
- Date2018/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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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수급브리프 2017년 12월호 - 브리프 이슈
올해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회수가 완료됨에 따라 지난 2017년 11월 도시가스 요금은 서울 기준 평균 9.3% 하락하였다. 일반적으로 도시가스 요금은 국제 유가와 연동되어 있어 석유제품과 도시가스 간 상대가격이 큰 폭으로 변하는 경우는 드물다. 하지만 미수금 회수 완료로 인한 가격 변화는 유가 변화와는 무관한 것으로 석유 대비 도시가스의 상대가격에 큰 변화를 초래하여 에너지 수급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본 고에서는 한국가스 공사의 미수금 발생 배경과 도시가스 요금의 원료비 연동제 시행 여부 및 미수금 정산이 그간 도시가스 소비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고 최근 미수금 정산 완료로 인한 가격 변화가 향후 도시가스 수급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자 한다.
원료비 연동제 유예로 한국가스공사 미수금 발생
도시가스 요금은 일반적인 공공요금과 같이 서비스 원가주의를 기초로 적정보수방식에 따라 산정된다[1]. 이러한 원칙 하에 도시가스의 소비자 요금은 원료비, 도매공급비용 그리고 소매공급비용의 합으로 구성 되는데, 2015년 9월 서울시 평균 공급비용 기준으로 도시가스 요금의 83.9%를 원료비[2]가 차지하고 나머지 9.0%와 7.1%를 각각 도매공급비용과 소매공급비용이 차지하고 있다.
도시가스 요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원료비는 국제 유가 및 환율 변화에 따라 변동되는데, 1998년 8월부터 원료비 연동제가 시행됨에 따라 LNG 도입 가격 등 원료비에 ±3%를 초과하는 변동이 있는 경우, 이를 반영하여 두 달에 한번 홀수월에 조정을 하게 된다.
도시가스요금 연료비 연동제의 주요 내용

자료: 한국가스공사
하지만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를 넘나들던 시기 정부는 국내 물가 안정을 목적으로 2008년 3월부터 2013년 2월까지 원료비 연동제를 유예하였다. 국제 유가가 고공행진을 함에 따라 한국가스공사의 LNG 도입 비용은 높아진 반면, 원료비 연동제 유예로 도시가스의 도매요금이 이를 반영하지 못하면서 한국가스공사에는 그 차이만큼의 미수금이 발생했고 누적된 미수금의 규모는 5조 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수금으로 인한 도시가스 도매요금 상승

주: 요금차이 비율=100×(정산단가포함요금-정산단가제외요금)/정산단가제외요금, 자료: 한국가스공사
한국가스공사는 이 미수금을 2010년 9월부터 점차 회수하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해 도시가스 요금이 추가적으로 상승했는데,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이러한 미수금이 도시가스 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까지는 3~8%, 2015~2017년은 11~21%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된다[3].
원료비 연동제 유예로 산업용 도시가스 급증
국제 유가가 2008년 7월 4일 배럴당 140.7 달러 (두바이유 기준)로 최고가를 갱신하며 국내 석유제품의 가격도 급등하였지만, 도시가스 가격은 원료비 연동제가 유보되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였다. 원료비 연동제 하에서는 도시가스 가격이 국제 유가와 연동되어있어 국내 석유제품과 도시가스 가격 간의 상대가격은 큰 폭으로 변하기는 힘든 구조이나,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시기에 원료비 연동제 시행이 유보됨에 따라 도시가스의 가격경쟁력이 대폭 향상되었다.
석유제품과 도시가스 간 상대가격의 이러한 변화는 가격 민감도가 높은 산업용을 중심으로 에너지 소비 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는 원료비 연동제가 유예된 2008~2013년 사이 경쟁연료인 석유를 대체하며 연평균 11.5%의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는데, 이는 2001~2007년 기간 소비 증가율 (연평균 6.3%)의 약 두 배에 달하는 높은 증가율이다[4]. 이에 따라 산업 부문에서 연료용으로 사용되는 석유와 가스의 상대적 비중[5]은 큰 폭으로 변했는데, 2007년에는 도시가스의 비중이 28.6%에 불과하였으나 2008년부터 도시가스의 비중이 빠르게 상승하여 2013년에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48.9%에 달하며 산업 부문 에너지 소비에서 도시가스의 입지가 강화되었다.
산업 연료용 석유·가스의 비중 및 상대가격

주: 상대가격은 중유/가스 상대가격, 석유 소비는 납사를 제외, 자료: ‘2015 장기에너지 전망’의 그래프를 수정
2008~2013년 기간 산업 부문 도시가스 소비를 업종별로 살펴보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석유화학의 소비 증가다. 산업 부문에서 도시가스를 많이 쓰는 업종은 철강, 조립금속, 석유화학인데, 2007년 기준 각 업종이 산업 부문 도시가스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3%, 21.4%, 14.5%로 석유화학은 세 번째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8~2013년 석유화학의 도시가스 소비는 연평균 27.2% 급증하여 1.3%, 8.6% 증가한 철강과 조립금속을 누르고 산업 부문에서 도시가스를 가장 많이 쓰는 업종으로 자리매김했다. 2013년 기준 산업 부문 도시가스 소비 중 석유화학이 32.1%, 조립금속과 철강은 각각 18.3%, 13.1%를 차지하여 석유화학의 도시가스 소비가 조립금속과 철강의 도시가스 소비를 합한 것보다 더 많았다.
산업별 도시가스 소비 추이

자료: ‘중기 에너지수요전망(2016)’의 그래프를 수정
석유화학의 도시가스 소비가 이렇게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석유화학에서의 원료용 도시가스 사용 개시이다. 석유정제업에서는 증류된 유분에 포함된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수소처리공정(hydrotreating process)을 거친다. 이 공정에 투입되는 수소를 제조하기 위해 일반적으로는 납사를 사용해왔으나, 도시가스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며 도시가스가 이를 일부 대체하기 시작한 것이다. 2009년에 시작된 원료용 도시가스 소비는 첫해에 1.7억 m3에 불과했으나 2013년에는 7.6억 m3까지 증가하여 (박명덕, 이상열 2015), 석유화학 도시가스 소비의 24.9%,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의 8.0%까지 확대되었다.
두 번째는 석유화학에서 두드러진 듀얼보일러(dual boiler)의 보급 확대이다. 중유나 LPG 등 석유제품과 도시가스 간 연료 전환이 가능한 듀얼보일러는 과거로부터 사용되어왔으나 에너지 상대가격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연료비 절감을 위해 보급이 빠르게 늘어났는데, 한국도시가스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듀얼보일러를 주로 사용하는 업종은 석유화학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명덕, 이상열 2015). 따라서 이러한 변화는 석유화학에서 도시가스와 석유제품의 대체를 원활하게 해 도시가스 소비의 자기 가격탄력도 및 교차 가격탄력도를 높아지게 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수금 회수와 국제 유가 급락으로 산업용 도시가스 급감
2013년 3월 도시가스 요금의 원료비 연동제는 재개되었다. 그간 누적된 미수금은 이보다 앞선 2010년 9월부터 회수되기 시작했으나 원료비 연동제 시행이 유보되는 기간에는 도시가스 요금에서 미수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낮았고, 미수금 회수로 인한 가격 인상 요인보다 원료비 연동제 유보로 인한 가격 하락 요인이 더 커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는 여전히 증가해왔다.
그러나 원료비 연동제가 다시 시작되면서 미수금 회수로 인한 도시가스의 가격 상승은 본격적으로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를 감소시켰다. 산업용 도시가스는 2014년과 2015년 각각 8.8%, 15.5% 급감했고 2016년 들어 감소세는 큰 폭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1.9% 감소했다.
최근의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 급감에는 2014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국제 유가 급락도 큰 영향을 미쳤다. 국제 유가(두바이유 기준)는 2011~2013년 연평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했으나 2014년 96.7달러로 떨어지기 시작하여 2015년에는 50.8달러, 2016년에는 40.5달러까지 급락하였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기 전 이미 원료비 연동제가 재개되어 도시가스 요금도 하락하였으나, 도시가스 요금이 유가와 3~4개월 시차를 두고 연동되어 있고 일반적으로 도시가스 요금의 변동폭이 석유제품 가격의 변동폭보다 낮아 유가가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일 때는 도시가스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된다.
2014년부터 시작된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 감소의 원인을 분석할 때, 연간 자료만 이용하면 미수금 회수 효과와 국제 유가 하락 효과가 섞여있어 각각의 영향을 식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국제 유가 하락이 시작되기 전인 2014년 상반기를 살펴보면 미수금 회수 및 원료비 연동제 재개 효과가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에 미친 영향을 판단할 수 있는데, 2014년 상반기에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는 전년 동기 대비 9.0% 감소하여 미수금 회수와 원료비 연동제 재개 효과가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함을 알 수 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2014~2016년 기간 석유화학이 연평균 30.0%로 급감했고 철강과 조립금속이 각각 3.2%, 2.2% 감소하였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석유화학 도시가스 소비의 가격탄력도가 원료용 공급 개시와 듀얼보일러 보급 확대 등으로 이전에 비해 높아졌기 때문으로, 이러한 변화가 도시가스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던 시기에는 도시가스 소비 급증의 요인으로 작용했으나 반대로 가격경쟁력이 악화된 2014년 이후에는 급락의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미수금 회수 완료로 산업용 도시가스 수요 증가 전망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이 2017년 모두 회수됨에 따라 지난 11월 도시가스 요금은 서울지역 기준 평균 9.3% 하락하였다. 이는 유가와는 별개의 가격 변동으로 도시가스의 석유 대비 가격경쟁력을 개선시키며 산업용을 중심으로 도시가스 소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에서 살펴본 것과 같이 과거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가 큰 폭으로 변화한 것은 연료비 연동제 시행 여부, 국제 유가 급변, 미수금으로 인한 가격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다. 따라서 연료비 연동제가 현재와 같이 지속되고 국제 유가가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변하지 않는다면 미수금 정산 완료로 인한 가격 변화만으로 도시가스 소비가 과거와 같이 큰 폭으로 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박명덕, 이상열, 2015, ‘산업용 도시가스 수요변화 요인 분석’, 에너지경제연구원 수시연구보고서
에너지경제연구원, 2015, ‘2015 장기에너지전망'
에너지경제연구원, 2016, ‘중기 에너지수요전망’
한국가스공사, 2015, ‘천연가스 요금제도 현황’
[1] 서비스 원가주의는 공공 서비스 생산자의 지속적인 기업성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자 요금을 서비스 공급에 소요된 원가를 기준으로 결정해야한다는 것이고, 적정보수방식은 재화와 서비스의 생산 및 공급에 소요되는 총비용에 적정 보수를 가산한 것을 소요 수입액으로 책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2] 원료비는 다시 LNG도입가, 도입부대비, 안전관리부담금, 정산단가, 미조정분의 합으로 구성되는데 2015년 9월 기준 각각이 차지하는 비중은 80.2%, 10.4%, 0.6%, 14.1%, -5.3%이다.
[3] 원료비를 구성하는 세부 항목 중 정산단가 항목을 이용하여 미수금 부분을 반영하였는데, 정산단가는 2016년과 2017년에 각각 2.041원/MJ, 1.412원/MJ이었다.
[4] 원료비 연동제 유예가 끝난 것은 2013년 2월이었으나 월별 도시가스 소비 자료를 보면 2013년 7월까지 산업용 소비가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하였고 특히 2013년 상반기의 증가율은 13.1%에 달한다. 따라서 연간 자료 분석 시에는 원료비 연동제 유예로 인한 영향을 2013년까지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5] 산업 부문의 석유 소비 중 석유화학의 제품 생산을 위한 원료로 사용되는 납사 소비를 제외한 석유 소비와 도시가스 소비의 합에서 석유와 도시가스 각각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 에너지수급브리프 2017년 12월호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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