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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발간물

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의 도입배경

  • Date2021/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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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요금 연료비 연동제의 도입배경[1]



연료비 연동제 및 기후환경요금 도입을 골자로 하는 새로운 전기요금 체계개편안이 발표되었다. 오랜 기간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만으로 구성된 2부요금체계를 근간으로 유지되어 온 우리나라 전기요금 체계에 별도항이 신설됨에 따라 많은 소비자들이 낯설게 여기고 있으며, 왜 이러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도 많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적정 생산비용 및 적정 투자보수를 보장해 주는 총괄원가 규제는 전통적인 요금규제 방법 중 하나로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많은 국가에서 활용되고 있지만, 에너지전환을 비롯한 새로운 전력산업 환경에는 어울리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로 해외 주요국은 안정적 전력공급을 추구함과 동시에 새로운 규제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연료비 조정요금 및 기후환경요금 신설과 같은 새로운 요금체계의 필요성을 예전부터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에 따라 전기요금 규제체계 또한 진화해왔다.

본고에서는 이번 전기요금 체계개편의 핵심인 별도 요금항목 도입의 배경 및 필요성에 대해 간략히 논의하고, 이 중에서 연료비 연동제의 주요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서론

지난 12월 17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연료비 연동제 도입과 기후·환경요금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전기요금 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2]연료비 연동제는 원가변동 요인과 전기요금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것으로서, 기준연료비와 실적연료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연료비 변동분을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를 뜻한다. 기후·환경요금은 기존에 전기요금 내에 포함되어 있던 신재생에너지 보급,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관련 비용을 소비자에게 분리 고지하는 제도로서, 관련 비용의 별도 분리를 통해 소비자에게 해당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 동안 우리나라 전기요금 체계는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으로 구성된 2부 요금체계를 근간으로 하고 있었기에, 연료비 조정항과 기후환경요금이라는 새로운 별도 항이 추가된 이번 전기요금 체계는 많은 소비자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가지 제도 모두 예전부터 많은 전문가들이 도입을 주장했던 내용으로서, 합리적인 전기요금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로 간주되어 오던 것들이다. 본고에서는 연료비 연동제의 도입 필요성에 간략히 살펴봄으로써 이번 전기요금 체계 개편의 배경을 이해하고자 한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전기요금 체계가 도입됨에 따라 소비자가 실제로 납부하는 전기요금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전력수급 측면에서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전기요금 결정체계 및 새로운 전기요금 체계의 도입 필요성을 설명하고자 한다.

총괄원가 규제체계의 한계

현행 전기요금 산정기준에 따르면, 전기요금은 사업자가 전력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소요된 적정 생산비용과 적정 투자보수를 합한 금액 즉, 총괄원가를 보상하는 수준에서 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3]이러한 총괄원가 규제 하에서 판매사업자(한국전력)는 총괄원가와 예상수입의 비교를 통해 요금조정의 필요성을 검토하며, 만약 총괄원가와 예상수입의 차이가 크게 발생한다면 일정 절차에 따라 전기요금 조정을 관계부처에 요청하게 된다. 이러한 총괄원가 규제방식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요된 적정한 수준의 비용과 합리적 수준의 이익을 사업자에게 보장함으로써 국민 생활에 필수적인 공공서비스를 합리적이며 안정적인 가격으로 공급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요금심사 및 이를 통한 요금조정이 1년 이상의 기간 단위로 시행되므로 요금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생산비용이 하락하는 시점에 요금심사가 지연되면 요금인하가 그만큼 늦어져 규제대상 기업은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반면 소비자는 높은 요금을 부담해야 하는 위험요소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여러 국가에서 100여년 이상 활용되던 전통적 형태의 총괄원가 규제 방식은 1980년대 이후부터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크게 세 가지 측면에서 이유를 살펴볼 수 있다. 먼저 전통적 요금규제 방식이 공공서비스의 안정적 제공이라는 기본 목적 이외에 새로운 정책목표를 달성하기에 부적합하다는 점이다. 에너지 산업의 환경변화로 인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에너지효율 향상, 신기술 활용 등의 새로운 요구가 발생하고 있으나 단순히 투자보수율 보상에 기초한 전통적 규제방식 아래에서는 규제기업이 소비자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신기술이나 재생에너지 공급을 적극적으로 시행할 유인이 부족하다. 또한, 규제기업이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신기술을 활용하더라도 이에 대해 적정한 규제를 취하기 어려워 산업 및 정책 당국 양쪽 측면 모두에서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두 번째 원인은 규제대상 기업의 영업기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동일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설비 대체가 요구되는 시점이 도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설비 대체를 위해서는 거액의 투자비가 발생하지만 이를 통한 판매량 증가는 이뤄지지 않으므로 요금 상승요인이 발생한다. 그러나 요금심사 과정에서 요금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위험이 존재하므로 규제대상 기업은 설비 대체를 위한 투자를 회피하거나 지연하게 되며, 이로 인해 공공서비스의 공급 안정성이 저해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마지막 세 번째 원인으로는 경제 성장이 정체된 이후 규제기업의 판매량 확대 등을 위한 노력의 유인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공공서비스에 대한 최초 요금제가 적용된 이후 1980년대까지 지속적으로 해당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요금심사 지연 등의 제약요소에도 불구하고 규제기업은 판매량 확대 등을 통해 초과수익 창출 기회가 존재하였으며 실제 매출 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더 많은 국민에게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지만, 경제 성장이 침체된 이후에는 판매량이 정체되거나 감소함에 따라 규제기업의 판매량 확대 등을 위한 노력의 유인이 줄어들게 되었다.

이와 같은 전력산업 환경 변화가 일어남에 따라 학계, 규제대상 기업 및 유관산업, 소비자 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중심으로 전통적 요금규제 방식의 변경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요금규제 방식의 변경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가장 주요한 이슈로 떠오른 것은 각종 정책비용이나 연료비 변동처럼 사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 비용에 대한 처리 방안이다. 기존의 연료비에 더해 에너지효율 향상,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관련 비용이 총 전력 공급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준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러한 비용을 어떻게 회수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한 것이다. 연료비나 정책비용은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규제로 인해 발생하며 비용수준이 외생적으로 결정되므로 사업자가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성격을 지닌다. 또한 연도별 비용수준의 변동 폭이 크며 이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는 제약요인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러한 통제 불가능한 비용이 사업자 입장에서 주요한 재무위험 요인으로 작용함에 따라 규제대상 사업자는 해당 의무를 적극적으로 이행할 동기가 적어지게 되며, 이는 정책목표 달성 실패로 귀결되어 안정적인 전력공급이라는 규제 목적과도 배치되는 결과로 나타난다. 따라서 새로운 정책목표 달성을 위한 규제기업의 참여 유도 및 재무안정성 강화를 목적으로 최근에는 정책비용 및 연료비 변동분을 회수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등장하였다. 즉, 사업자가 통제할 수 없는 비용은 요금심사 과정과 무관하게 사업자가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함으로써 전력산업의 장기 공급안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 새로 등장하고 있는 요금체계의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우리나라에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와 기후환경요금 역시 기존 총괄원가 규제체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제도로 이해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이 중 연료비 연동제의 주요 내용에 대해 간략히 살펴보고자 한다.

연료비 연동제의 주요 내용

연료비 연동제는 주기적인 요금심사와 무관하게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사전에 정해진 요금 산식에 따라 자동으로 요금을 조정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총괄원가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연료비용의 경우 사업자가 통제하기 어려운 성격을 지니고 있으며 소비자 요금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요금조정이 지연되면 사업자에게 치명적인 재무적 부담을 발생시킬 수 있으며 요금 안정성을 저해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일반 요금심사 절차를 통해 연료비 변동분이 전기요금에 반영되도록 한다면, 요금심사 지연에 따라 실제 연료비 변화분이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되지 못해 가격왜곡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정치적인 요인에 따라 요금심사 과정에 행정부가 개입하여 요금조정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따라서 사전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 연료비가 자동 반영되도록 할 필요성이 제기되었으며, 이에 따라 많은 국가에서 자동 요금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하여 운용 중이다. 이번에 우리나라에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 역시 분기별로 연료비 변동분(기준연료비와 실적연료비의 차이)을 검토 후, 이를 전기요금에 자동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연료비 연동제는 단순히 사업자의 재무안정성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연료비의 변동을 사용요금에 적절히 반영함으로써 경제주체의 합리적인 선택을 유도하는 역할도 한다.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할 경우, 많은 소비자들은 연료비의 급격한 변동에 따라 전기요금 또한 급격하게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도입된 연료비 연동제는 이러한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소비자 보호장치를 도입하였다. 먼저 연료비 조정요금의 상하한을 설정하여, 연료비가 아무리 많이 변하더라도 소비자 전기요금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하였다. 구체적으로 연료비 조정요금은 최대 ±5원/kWh 범위 내에서 직전 요금대비 3원까지만 변동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실제로 2021년 1월부터 적용되는 연료비 조정단가의 경우, 연료비 변동분을 모두 전기요금에 반영한다면 kWh당 10.5원의 인하요인이 있지만, 조정범위 제한 규정에 따라 3원/kWh만 인하하게 되었다. 이후 2분기에는 추가로 3원이 인하되어 총 6원의 인하효과가 나타나야 하지만 5원이라는 상하한 제한조항에 따라 소비자는 실제 5원만큼의 인하효과를 누리게 된다. 두 번째로는 빈번한 요금조정을 방지하기 위해 연료비 변동분이 분기별 1원 이내인 경우에는 요금을 조정하지 않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단기간 내 유가가 급상승하는 등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정부가 요금조정을 유보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여,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였다.

일각에서는 지금처럼 유가가 낮은 시기에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됨으로써 전력소비가 증가할 것이며, 이는 장기적으로 전력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살펴봤듯이 금번 연료비 연동제의 요금조정 폭이 제한적이므로 이로 인한 소비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오히려 전기요금 조정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전기요금을 둘러싼 불필요한 논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합리적인 전력소비 유도를 통해 에너지효율이 증대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참고문헌

정연제, 해외 주요국 사례조사를 통한 전기요금 체계 개편과제 도출 및 시사점 연구, 기본연구보고서 20-01, 에너지경제연구원, 2020.

산업통상자원부, 원가연계형 요금제 등 합리적 전기요금 체계개편안 확정, 보도자료, 2020.12.17.


[1] 본고의 내용은 정연제(2020)를 참고로 작성하였음.

[2]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원가연계형 요금제 등 합리적 전기요금 체계개편안 확정”, 2020. 12. 17.

[3] “발전사업세부허가기준, 전기요금산정기준, 전력량계허용오차 및 전력계통운영업무에 관한 고시”(시행 2020.12.16), 산업통상자원부 고시 제2020-215호.

* 에너지수급브리프 2020년 12월호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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