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국내 에너지 소비 및 특징
- Date2024/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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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국내 에너지 소비 및 특징
2023년 우리나라의 일차에너지(총에너지) 및 최종에너지 소비는 전년 대비 각각 2.5%, 3.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경기 둔화가 에너지 소비 감소의 주 요인이었는데 특히, 석유화학 업황 악화가 석유 소비와 산업 부문의 소비 감소를 주도했다. 발전 부문의 이슈였던 수도권 송전선로 부족 문제는 가스 소비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 온실가스 배출 감축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 국내 에너지 소비는 경기가 둔화되면서 감소세가 빨라진 것으로 잠정 집계(에너지통계월보)되었다. 에너지 소비 감소 주요인으로는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경기 둔화, 지난해 대비 서늘한 여름과 온화한 겨울 등을 들 수 있다. 에너지원별로는 화석 에너지 소비가 모두 빠르게 감소하여, 국가 온실가스 배출은 크게 줄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서는 2023년 국내 에너지 소비 변화 요인을 간략히 살펴본다.
에너지관련 주요 지표
2023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1.26%p 낮아진 1.4%를 기록했다. 2022년 하반기부터 제조업 경기가 본격적으로 악화되면서 2023년 상반기에는 제조업 생산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7% 이상 감소했다. 하반기에 들어서는 생산지수가 증가로 전환했지만, 이는 전년 동기의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때문으로 경기 회복이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제조업과는 달리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2023년에도 증가했지만, 증가세는 지속적으로 둔화되어 2023년 하반기에는 2.0% 증가에 그쳤다. 코로나19로부터 일상을 회복한데 따른 효과가 사라지고 경기둔화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었기 때문이다.
2022년 에너지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은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이었다. 2023년에는 주요국 긴축에 따른 세계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에너지 가격이 다시 하락했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2022년 6월 배럴당 113.3달러를 기록한 후 하락해 2023년들어서는 80달러 초반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2022년 폭등했던 국제 천연가스 가격(JKM 기준)도 2022년 8월을 정점으로 하락해 2023년에는 2021년 수준으로 복귀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러시아를 대체해 미국이 LNG 생산을 큰 폭으로 증가시킨 점이 천연가스 가격 하락에 기여했다. 2023년에 미국은 호주와 카타르를 제치고 세계 1위의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등극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온화한 북반구 동절기, 가격 불안 등에 대비한 유럽과 동북아시아의 충분한 재고 확보 등이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2023년 냉난방도일은 모두 전년 대비 감소하며 국내 에너지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요 지표 및 에너지 소비 동향

주: p는 잠정치, 괄호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자료: 한국은행, 기상청, 통계청, 한국석유공사, World Bank, CME Group, 에너지수급통계(KEEI)
일차에너지 및 최종에너지
2023년 우리나라의 일차에너지 소비는 원자력과 신재생을 제외한 나머지 에너지원의 소비가 모두 줄며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 석탄과 가스의 감소세가 전년보다 빨라졌으며, 석유 소비도 전년의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되며 일차에너지 감소를 주도했다. 최종에너지 소비는 산업 및 수송 부문의 소비 감소세가 확대되고 건물 부문의 소비가 감소로 전환되며 3.2% 감소했다. 산업 부문의 에너지 소비는 철강과 기계류 등에서 소폭 증가했으나, 석유화학에서 큰 폭으로 감소하며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수송 부문은 석유제품 가격 하락과 이동 수요 증가에도 불구, 경기 둔화에 따른 화물 물동량 감소 및 해외여행 증가로 인한 국내여행 감소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건물 부문의 소비는 전년의 증가에서 감소로 전환되었는데, 특히 가정 부문에서 에너지요금 상승과 기온효과가 겹치며 7.3% 감소로 전환한 영향이 컸다. 상업 부문의 에너지 소비는 전년 대비 0.5% 증가했으나, 증가세는 전년 대비 큰 폭(4.9%p)으로 둔화됐다. 한편, 에너지원단위는 2년 연속 빠르게 하락(개선)했다. 원단위는 전년보다 빠르게 개선되었는데, 석유화학 업황 악화 등에 따라 산업 부문의 에너지 소비 감소세가 확대되고, 기온 및 가격 효과 등으로 건물 부문의 소비가 감소로 전환한 것이 큰 역할을 했다.
일차에너지 에너지원별 기여도 및 최종에너지 부문별 기여도

주: p는 잠정치, 일차에너지 증가율(%)=에너지원별 기여도(%p)의 합, 최종에너지 증가율(%)=부문별 기여도(%p)의 합, 자료: 에너지수급통계(KEEI)
석유
석유 최종소비는 산업용과 수송용이 모두 줄며 전년 대비 4.7% 감소했다. 산업용은 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용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5.6% 감소했다. 산업 전체 석유 소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화학 원료용 소비가 업황 악화로 전년 대비 6.4% 감소하며 전체 산업용 석유 소비의 감소를 주도했다. 국내 석유화학의 업황은 글로벌 경기 둔화, 중국·아세안·미국의 석유화학 설비 증가, 중국 석유화학 제품 자급률 상승 등으로 2021년 11월 이후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왔는데, 2023년에도 동아시아 석유화학 시장 내 공급과잉 상황 지속, 중국 리오프닝 영향 미미,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 스프레드 축소 등으로 업황이 악화됐다. 2022년 하반기부터 급격히 하락해온 석유화학 생산지수는 2023년 9월에는 기저효과 등으로 증가로 전환했으나 증가세는 미약했으며, 2023년 연간으로는 전년 대비 9.0% 하락했다. 과거 석유화학에서의 에너지 소비는 설비 증설과 함께 큰 폭으로 증가했다. 2021~2022년에도 석유화학 업계의 대규모 신증설이 이루어졌지만, 국내외 석유화학 경기 악화로 설비 증설의 효과는 2023년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2018년까지 석유화학 원료용 소비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납사는 이후 보다 저렴한 원료(탈황중질유, 부생가스, LPG 등)로 납사를 대체할 수 있는 설비가 증설되며 비중이 최근 몇 년간 하락해왔다. 2023년 납사 소비는 전년 대비 5.1% 감소로 감소세가 확대되었으며, 원료용 LPG는 프로판의 가격 경쟁력 변동으로 2022년에는 19.8% 증가했으나, 2023년에는 15.0% 감소로 전환되었다. 이에 따라 2022년 86.3%까지 하락했던 원료용에서의 납사 비중은 2023년에는 다시 87.5%로 상승했다.
수송용 석유 소비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 하락에도 불구, 휘발유를 제외한 모든 유종의 소비가 줄며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 2023년 국내 휘발유 및 수송용 경유 가격은 국제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각각 9.3%, 15.5% 하락했다. 2021년 11월부터 시작된 한시적 유류세 인하는 인하 종료 시점이 수차례 연장되면서 2024년 4월까지 지속될 예정이다. 휘발유와 경유의 유류세 인하 폭은 20%(2021.11), 30%(2022.5), 37%(2022.7)로 확대되다, 2023년부터 휘발유는 25%로 축소되었으나 경유는 37%를 유지하고 있다. 수송용 경유 소비는 휘발유보다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유류세 인하 폭이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둔화로 제조업출하지수가 하락한데다 경유차 등록대수도 줄며 전년 대비 2.1% 감소했다. 반면, 휘발유 소비는 이동수요 증가와 가격 효과로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 항공유[1] 소비는 국내보다는 해외로 여행 수요가 몰리고 국내선 운항 편수가 큰 폭으로 감소(-11.7%)하여 전년 대비 46.3% 급감했다.
석유 소비 증가율 및 부문별 소비 증감

주: p는 잠정치, 자료: 에너지수급통계(KEEI)
석탄
석탄 소비는 전년 대비 6.3% 감소하며 감소세가 빨라졌다. 발전용과 산업용이 모두 감소했는데 발전용의 감소 폭은 전년 대비 크게 확대되었다. 발전용 석탄 소비는 강릉안인2호기(2023.05) 유연탄 발전소의 신규 진입에도 불구, 원자력과 신재생·기타 발전의 증가로 석탄 발전량이 줄며 전년 대비 9.6% 감소했다. 과거 석탄 발전량은 원자력, 신재생과 마찬가지로 전기 소비와는 거의 관계없이 발전 설비와 함께 증가해왔다. 그러나 2022년부터는 수도권 송전망 부족으로 송전량에 제약이 발생하며 대부분 비수도권에 위치한 기저(원자력+석탄)와 신재생·기타를 합한 발전량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늘리는데 제약이 생기기 시작했다. 원자력+석탄+신재생·기타 발전량은 신규 발전 설비 증가와 함께 꾸준히 늘며 2022년에는 428.6TWh에 도달했는데, 현 송전망 수준에서 수도권으로 송전가능한 양의 최대치에 도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따라 2023년에도 원자력+석탄+신재생·기타 발전량은 428.9TWh로 전년 수준에서 유지되었다. 한편, 원자력과 신재생·기타 발전량은 신규 발전설비의 진입으로 2023년에도 전년 대비 각각 2.5%, 7.0% 증가했다. 송전 가능한 전체 원자력+석탄+신재생·기타 발전량이 정해진 상태에서 원자력과 신재생·기타 발전의 증가는 발전 비용이 상대적으로 비싼 석탄 발전의 제한으로 이어지며 석탄 발전과 발전용 석탄 소비가 빠르게 감소했다.
산업용 석탄 소비는 전년에 이어 2023년에도 감소했으나, 감소세(-1.7%)는 철강에서의 소비 반등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 철강업에서의 석탄 소비는 철강 경기 부진에도 불구, 2022년 급감(-8.1%)에 대한 기저 효과로 소폭 증가(0.7%)했다. 최근 몇 년간 지속 악화해왔던 철강 경기는 건설경기 악화가 심화되며 2023년에도 부진을 지속했다. 하지만, 철강업의 생산 지수는 2022년 태풍 힌남노에 의한 주요 철강 공장 가동 중단(2022.09~2023.01)에 따른 기저 효과로 전년 대비 소폭(2.8%) 상승했다. 석유화학업에서의 석탄 소비는 석유화학 경기 악화와 열병합 상용자가발전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시멘트용 석탄 소비도 건설경기 악화로 전년 대비 4.8% 감소했다.
석탄 소비 증가율 및 용도별 소비 증감

주: p는 잠정치, 자료: 에너지수급통계(KEEI)
가스
가스(천연가스+도시가스) 소비는 모든 용도에서 수요가 줄며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발전용 가스 소비는 전기 소비 감소로 발전량이 줄며(-1.0%) 전년 대비 5.0% 감소했다. 전기 소비는 감소하였으나 기저+신재생 발전량이 전년 수준에서 유지되어 가스 발전량이 전년 대비 3.6%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가스 발전은 2022년에도 감소하였었는데, 2022년의 감소 요인 중 하나였던 가스 발전 단가 급등 영향은 2023년에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하며 사라졌다.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2022년 8월을 정점으로 2023년 상반기까지 빠르게 하락하며 가스 발전 연료비 단가도 2022년말 270원/kWh 내외에서 2023년 2분기 이후로는 150원/kWh 내외로 40% 이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산업용 가스 소비는 경기 둔화로 대부분의 업종에서 소비가 줄었으나, 가스 다소비업종인 철강과 기계류에서 소비가 증가하여 소폭(-0.4%) 감소하는데 그쳤다. 철강업의 가스 소비는 철강 경기 부진으로 도시 가스 소비가 감소했으나, 상용자가발전용을 중심으로 천연가스 소비가 증가하며 전년 대비 19.7% 증가했다. 철강에서는 천연가스의 절반 이상이 자가발전용으로 소비되는데, 태풍 피해 복구로 생산이 정상화되고, 2022년 국제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줄었던 LNG 자가발전이 2023년에는 가격 하락으로 증가로 전환되면서 천연가스 소비가 큰 폭(49.3%)으로 증가하였다. 기계류의 가스 소비는 반도체 경기가 8월부터 회복하기 시작하며 전년 대비 24.0% 증가했다. 반면, 석유화학에서의 가스 소비는 석유화학 설비 증설에도[2] 불구, 경기 악화로 전년 대비 20.3% 급감했다. 업종별 가스 소비 비중을 보면, 2023년에는 기계류에서의 가스 소비가 처음으로 석유화학에서의 소비를 초과하여 철강에 이어 두 번째로 소비가 큰 업종이 되었다.[3] 최근 몇 년간의 석유화학 경기가 부진을 지속하는 것에 반해 반도체는 꾸준히 성장해왔기 때문이다.
건물용 가스 소비는 기온 및 가격 효과로 가정용과 상업용에서 모두 줄어 전년 대비 7.4% 감소했다. 2023년 난방도일은 전년 대비 8.5% 감소하였고,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은 2022년 4월부터 단계적으로 인상되기 시작해 2023년 5월에도 인상되었다. 상업용(-1.2%)의 소비 감소 폭은 서비스업 경기의 완만한 회복으로 가정용(-9.4%)보다 작았다.
가스 소비 증가율 및 용도별 소비 증감

주: p는 잠정치, 자료: 에너지수급통계(KEEI)
원자력 및 신재생
2023년 원자력 발전은 예방정비 감소 및 신한울1호기 신규 진입(2022.12)으로 전년 대비 2.5% 증가했다. 원자력 발전설비 이용률은 2020~2021년 70%대 후반에서 2022년에는 86% 내외로 6년만에 80%대로 재진입했으며, 2023년에는 소폭 하락해 84% 수준을 기록했다. 예방정비량이 감소했음에도 불구 발전설비 이용률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은 6개월간(2022.6~2022.11)의 신한울1호기 시운전 발전량 때문에 전년의 이용률이 과대 계상되었기 때문이다.
신재생·기타 발전량도 태양광, 바이오,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7.0% 증가했다. 태양광 발전은 전년 대비 8.9% 증가했으나, 증가세는 크게 둔화되었다.[4] 이는 태양광 발전 설비 보급이 이격거리 등의 규제강화, 계통접속 지연, 금리인상에 따른 금융조달 비용 급등 등으로 둔화되었기 때문이다. 바이오와 연료전지는 발전설비가 증가하며 전년 대비 각각 9.7%, 17.2% 증가했다. 한편, 풍력은 발전설비가 증가했으나, 풍량이 감소하여 소폭(1.0%) 증가에 그쳤으며, 수력은 강수량이 큰 폭(52.4%)으로 증가하며 전년 대비 4.9% 증가했다.
발전비중을 살펴보면, 원자력과 신재생 발전이 증가세를 유지하는 반면 석탄 발전은 수도권 송전선로 한계로 감소하며 석탄과 원자력 발전 비중 격차가 처음으로 1%p 미만으로 좁혀졌다. 2023년 발전믹스는 석탄(31.4%)의 비중이 가장 컸고, 원자력(30.7%), 가스(26.8%), 신재생 및 기타(10.8%), 석유(0.3%) 순으로 나타났다.
전기
전기 소비는 건물용에서 증가했으나 산업용에서 감소하여 전년 대비 소폭(-0.1%) 감소했다. 산업용 전기 소비는 경기둔화로 3대 전력다소비업종(기계류, 석유화학, 철강)에서 모두 줄며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기계류의 전기 소비는 반도체 생산이 글로벌 경기 둔화로 7월까지 빠르게 감소한데 따른 영향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또한, SK하이닉스의 이천 LNG열병합 상용자가발전소가 가동한 점도 기계류의 전기 소비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5] 석유화학에서의 전기 소비는 기저효과로 하반기 들어 석유화학제품 생산이 일부 회복하며 소폭(0.1%) 감소하는데 그쳤다. 석유화학에서 타에너지원에 비해 전기 소비 감소 폭이 작았던 데에는 생산량에 좌우되는 화학공정열(폐열)이나 정제가스 등을 이용한 상용자가발전량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감소한데 따른 영향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6] 철강에서의 전기 소비는 건설경기 악화에 따라 전기로강과 봉형강류 생산이 감소하는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6.2% 감소했다. 반면, 수송장비에서의 전기 소비는 수출 증가 등으로 자동차 생산이 늘며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건물 부문의 전기 소비는 가정용과 상업용에서 모두 증가하며 전년 대비 1.7% 증가했으나, 증가세는 상업용을 위주로 전년 대비 큰 폭(-2.5%p)으로 둔화했다. 2023년 냉방도일이 전년보다 감소(-5.8%)하고 주택용 전기요금도 2022년에 이어 두 차례(1월 및 5월) 인상되었지만, 전년 폭염에 따른 냉방기기 보급 확대 등의 영향으로 가정용 전기 소비는 증가(1.7%)한 것으로 보인다. 상업용 전기 소비도 증가(1.5%)했으나, 경기둔화 등에 따른 소비심리 약화로 서비스업생산지수의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가운데 전기 소비가 많은 도소매업의 생산지수가 0.6% 감소하며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다.
부문별 전기 소비 증가율 및 냉난방도일 증감

주: p는 잠정치, 자료: 에너지수급통계(KEEI)
주요 특징
2023년 국내 에너지 소비의 특징 중 하나는 가스 소비의 변동성 확대이다. 먼저 발전용의 경우 2021년까지 가스 발전량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전기 소비와 기저 발전량이었다. 전기 소비로 국가 전체의 발전 파이의 크기가 정해지고 이중 석탄과 원자력과 같은 기저발전의 몫이 정해지면 나머지를 첨두발전인 가스 발전이 담당해 왔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 원자력이나 유연탄 발전소의 진입은 가스 발전 감소로 연결되었다. 이러한 관계는 2022년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저발전소가 위치한 비수도권에서 전기를 생산해 소비가 많은 수도권으로 송전을 하는데, 송전선로 부족으로 2022년에 송전 가능한 양의 최대치에 도달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자력, 석탄, 신재생 발전 설비가 늘어나도 전체 원자력 + 석탄 + 신재생 발전량은 최대치에서 고정되게 된다. 다시 말해 이제는 더 이상 신규 원자력과 신재생 발전 설비 진입이 가스 발전의 감소로 연결되지 않으며, 신규 석탄 발전소 진입이 석탄 발전량 증가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이 경우 첨두발전인 가스 발전량은 오롯이 국가 총 발전 필요량을 결정하는 전기 소비만으로 결정되므로, 전기 소비의 변동에 따라 가스 발전량과 발전용 가스 소비는 과거 보다 훨씬 큰 폭으로 변하게 된다.
산업용 가스 소비도 상용자가발전용[7] 천연가스 소비 변동으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용 천연가스 소비는 꾸준히 증가해 2023년에는 전체 산업용 가스(천연+도시)의 27.9%를 차지했으며, 산업용 천연가스의 약 70%가 자가발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8] 자가발전량은 한전으로부터의 수전 전력 단가와 자가발전 원가를 비교해 결정된다. 2022년 국제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감소했던 LNG 상용자가발전은 2023년에는 가스 가격 하락으로 빠르게 증가하며 산업용 천연가스 소비의 급증(25.9%)을 초래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산업용 도시가스 소비는 산업 생산 둔화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이는 결국 2023년 산업 전체의 가스(천연+도시) 소비는 경기보다는 오히려 국제 천연가스 가격에 더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비자발적 석탄 소비 감소와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 감축도 주요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송전선로 문제는 사실상 석탄 발전량 감소와 직접적으로 연관된다.[9] 석탄 발전의 발전 비용이 원자력이나 신재생 대비 높기 때문에 송전제약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력과 신재생 발전 증가는 석탄 발전 감소를 의미하게 된다. 정부는 그동안 미세먼지 계절관리제, 자발적 석탄발전 상한제 등을 통해 석탄 발전 제한을 2021년까지 강화해오다가, 2022~2023년에는 가스발전의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해 제한을 소폭 완화했다. 만약 송전선로가 충분하였다면 신규 유연탄 발전설비(강릉안인 1,2호기) 진입 효과로 석탄 발전량이 증가하고 따라서 발전용 석탄 소비도 증가했을 것이다. 이 경우 발전용 가스 소비가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오히려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하는 결과를 초래하였을 것이다. 최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EU 등 선진국에서는 화석 에너지 소비 감소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였지만, 2023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오히려 전년 대비 1.1%(4.1억 톤) 증가한 374억 톤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송전선로 부족 문제가 온실가스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하며 주요 선진국과 함께 글로벌 온실가스 증가 억제에 기여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탄소배출의 감소 요인은 송전선로가 확충될 때까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문헌
CME Group. "Natural Gas Futures - Settlements." 2021~2023.
IEA. "CO2 Emissions in 2023." 2024.3.
World Bank. "Commodity Markets Monthly prices." 2021~2023.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기후통계." 2021~2023.
산업통상자원부. "봄철 안정적 전력수급 관리를 위한 선제적 조치 추진." 2023년 3월 24일.
에너지경제연구원. "에너지수급통계." 2021~2023.
전력거래소. "2022 상용자가 발전업체조사." 2023년 8월 3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국내통계." 2021~2023.
한국경제. "원자력 발전, 올들어 벌써 23차례 줄였다." 2023년 5월 31일.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053085591.
한국석유공사. "국제석유통계." 2021~2023.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경제통계." 2021~2023.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월보." 2021~2023.
[1] 본 고의 에너지 자료는 간이 에너지밸런스 기준으로, 국내 항공용을 의미함. 국제 해운과 항공에 소비된 에너지는 벙커링이라는 항목으로 따로 분류되어 최종소비에서 제외됨.
[2] 현대케미컬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 콤플렉스(HPC, 2022.10)
[3] 2023년 산업 전체의 가스 소비에서 업종별 비중은 철강(21.7%), 기계류(18.1%), 석유화학(17.9%), 식품 및 담배(8.8%), 비철금속(8.5%) 순임.
[4] 태양광 발전의 증가세는 43.3%(2019년) → 40.7% → 29.4% → 25.4% → 8.9%(2023년)로 해마다 둔화해 옴.
[5] 에너지밸런스에서 전기 소비량은 한전으로부터의 수전량임.
[6] 석유화학 상용자가발전의 투입연료는 주로 화학공정열(폐열), 정제가스, 기타유연탄 등으로 추정되는데, 정제가스와 기타유연탄은 각각 전년 대비 36.3%, 2.9% 감소함. 폐열은 에너지밸런스에서 집계되지 못함.
[7] 간이 에너지밸런스에서는 업종의 상용자가발전에 투입된 에너지를 최종 소비로 구분함. 확장 에너지밸런스에서는 자가발전용 에너지는 전환 공정으로 집계되어 최종 소비에서 빠짐. 한편, 2022년기준 제조업 상용자가발전의 70% 이상을 부생가스를 이용해 발전하며, 약 10% 정도를 천연 가스를 이용해 자가발전하는 것으로 나타남(2022 상용자가 발전업체조사).
[8] 제지 및 인쇄, 비철금속, 기계류에서의 천연 가스 소비는 거의 대부분 상용자가발전용으로 쓰이며, 가스 소비가 가장 많은 철강에서도 과반수 이상이 자가발전용으로 쓰이는 것으로 추정됨. 한편, 석유화학에서의 천연 가스는 연료용 및 원료용으로 쓰이는 것으로 파악됨.
[9] 수도권 송전선로 부족이 원자력과 신재생 발전을 제한하지 않는 것은 아님. 송전선로 부족 등으로 원전의 출력감소는 2023년에 들어 크게 증가했으며(한국경제, 2023.05.30), 정부는 봄철 전력수급 특별대책을 통해 태양광 설비를 최대 1.05GW까지 출력 제어함(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2023.03).
* 에너지브리프 2024년 4월호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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