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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발간물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과 송전망 이슈

  • Date2024/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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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과 송전망 이슈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 2038년까지 무탄소 전원을 70%까지 확대한다고 계획하였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송전망 문제는 이러한 계획이 실현될 수 있을지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수도권에 집중된 전력수요와 비수도권에 집중된 무탄소 전원 간의 지리적 불일치는 이러한 송전망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다. 본 고에서는 현재의 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역별 잉여 무탄소용량 추정을 통해 필요 송전망 규모를 가늠해보고, 송전망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의미와 필요성을 살펴본다.


11차 전력기본수급계획 실무안

지난 5월 31일 11차 전력기본수급계획(전기본) 실무안이 발표되었다. 11차 전기본 실무안의 핵심 내용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무탄소 전원 확대로 2023년 약 40% 수준인 무탄소 전원의 비중을 2038년 약 70%까지 증가시키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구체적으로 표1과 같이 원자력 35.6%, 재생에너지 29.1%, 청정수소 5.5% 보급을 통해서 2038년까지 전환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83백만톤까지 줄이는 것으로 전망하였다. 2030년 전환부문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 목표인 145.9백만톤 달성에 이어 2038년까지 83백만톤으로 감소시키는 추세를 연장하면 2046년에는 약 20백만톤을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의 B안을 조기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기화로 전력수요가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탄소감축경로를 달성하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목표로 이를 위해서는 경제성을 갖춘 가용 가능한 수단을 모두 효과적으로 활용하여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11차 전기본 실무안은 무탄소 전원의 주요 두 가지 축인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균형 있는 보급을 통해 도전적인 전환부문 탄소감축 경로를 달성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11차 전기본 발전량 및 발전비중(안)

자료: 산업통상자원부(2024a)

무탄소 전원과 전력수요의 지리적 불일치

하지만 NDC달성을 위해 무탄소 전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비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무탄소 전원과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는 전력수요 간 지리적 불일치가 전력계통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그림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태양광의 경우 수도권 비중이 2022년까지 누적용량 기준으로 9.3%에 그치는 반면 호남은 약 39%, 영남은 약 23%를 차지한다. 해상풍력의 경우 2023년말 발전허가가 난 전체 27.1GW 중에 수도권은 10.2%인 반면 호남에 약 60%, 영남에 24.8%가 위치해 있다. 재생에너지의 90%가 비수도권에 위치해 있으며 그 중 대부분이 영남과 호남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무탄소 전원의 다른 한 축인 원자력 역시 주요 발전 단지인 고리, 월성, 울진, 한빛이 모두 영남과 호남에 위치해 있다. 즉 무탄소 전원의 90% 이상이 비수도권에 위치해 있는 상황이다.

지역별 태양광 및 해상풍력 비율

주: 태양광은 한국에너지공단 2022년 누적용량 기준, 해상풍력은 2023년말 발전허가기준 저자 작성

반면 수요는 2022년 기준으로 전체의 39.2%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추가로 향후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전력수요의 경우 32년까지 약 72.3%가 수도권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1] 첨단산업과 관련해서는 용인을 중심으로 한 경기남부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2038년까지 15.4GW의 전력수요가 발생될 것으로 전망되었다.[2] 현재 비수도권 중심으로 보급된 무탄소 전원과 수도권 중심으로 발생하는 전력수요로 인한 수요-공급의 지리적 불일치로 이미 송전망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이러한 불일치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계통문제가 앞으로 계속해서 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지역별 전력수요 비율 (2022년 기준)

자료: 한국전력공사(2023)

송전망 확대 지연과 전력계통 혁신대책

그림 2는 지난 30여년간 우리나라의 발전설비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나타내는 그래프로, 최대수요는 377%증가하고 발전설비용량이 535% 증가할 때 송전설비용량은 153% 증가에 그쳤음을 보여준다. 밀양 송전탑 등의 사건으로 송전설비에 대한 수용성이 악화되면서 필요한 만큼의 송전망 확대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송전망 투자 확대 지연이 누적되면서 동해안 송전혼잡으로 인해 신규발전기의 이용률이 떨어지고, 호남지역 태양광 출력제한이 검토되는 등 계통운영상의 비효율로 인한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

발전설비용량 증가 vs 송전설비용량 증가, 1991-2022

                                 

자료: 한국전력공사(2023), 박종배(2024) 재인용

지난 2023년 12월 정부는 이러한 전력계통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전력계통 혁신대책을 발표하였다. 전력계통 혁신대책의 주요 내용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송전망 건설기간을 기존의 13년에서 30% 줄인 9.3년까지로 단축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주요 수단으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통해 송전망에 대한 주민수용성을 높이고 인허가를 간소화하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둘째, 필요 송전망의 규모를 기존대비 10% 절감시키는 것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지난 6월 발효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통해 수요는 지방으로, 공급은 수도권으로 유인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셋째, 변동성 재생에너지에 대한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계통에서 유연성 전원의 비중을 현재 31%에서 2배인 62%까지 증가가 필요하다고 발표하였다.

전력계통 혁신대책 (2023.12.04)

                                     

10차 전기본 계통보강 비용

10차 전기본에 이어서 수립된 10차 장기 송변전설비 계획에 따르면 표3과 같이 2036년까지 송전망 보강비용이 약 56.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었다. 또한 10차 전기본에서 백업 ESS 필요량으로 2036년까지 약 26.2GW를 추산하였으며 이를 비용으로 환산할 경우 45~48조원으로 추정된다.[3]백업 ESS의 주요 용도가 낮시간 집중적으로 생산되는 태양광 발전을 평탄화해서 밤시간으로 옮기는 것임을 고려하면 백업 ESS도 망혼잡을 경감시키는 송전망설비의 대체재로 간주할 수 있다. 이는 계통보강의 주요 수단인 송전망 비용과 백업 ESS비용이 36년까지 약 100조원에 이른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추가적인 배전망 투자비용으로 전문가들은 약 20~30조원을 전망한다. 향후 재생에너지 확대와 무탄소전원의 지리적 불일치로 적지 않은 수준의 계통 투자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10차 장기 송변전설비 계획상 망보강 비용 전망

자료: 한국전력공사(2023), 박종배(2024) 재인용

지역별 잉여 무탄소용량, 2024년 vs 2036년

주: 산업통상자원부(2022), 산업통상자원부(2023a) 기반 저자 작성

2036년 지역별 잉여 무탄소용량

그림 4는 10차 전기본 기준으로 각 권역별 최대수요와 무탄소 전원 용량 수준을 기반으로 추정한 2024년과 2036년의 잉여 무탄소 용량을 보여준다.[4]지역별로 무탄소 전원에서 수요를 차감한 용량을 잉여 무탄소 용량으로 정의하였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무탄소 전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잉여 무탄소 용량은 무탄소 전원이 출력제한 되지 않고 최대한 활용되기 위해 필요한 송전용량의 규모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2024년은 잉여 무탄소 용량이 호남은 약 6GW, 영남은 0GW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수준임을 알 수 있다. 반면 2036년은 잉여 무탄소 용량이 호남이 약 38GW, 영남은 약 17GW으로 상당한 수준의 잉여 무탄소 용량이 발생함을 알 수 있다. 이를 수도권지역으로 보내기위해서 10차 장기 송변전설비 계획에서 서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높은 규모의 송전망 증설이 계획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추가적으로 11차 전기본 실무안에서 제시된 수요증가와 무탄소 전원 확대를 이 시나리오에 적용하면 호남과 영남의 잉여 무탄소 용량이 각각 46GW, 22GW까지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10차 전기본을 수용하기 위해 56.5조원의 송전망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하면 11차에서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적으로 큰 규모의 송전망 투자가 필요함을 알 수 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현재와 같이 수도권에 편중된 전력수요와 비수도권에 편중된 무탄소 전원을 계속 확대해가는 방향은 급증하는 송전망 투자비용으로 인해 전체 전력 공급비용을 빠르게 증가시킬 것임을 알 수 있다. 향후 탄소중립의 핵심적인 수단인 전기화를 견인할 전환부문이 비용 효율적으로 탄소중립을 이끌기 위해서는 송전망 비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수요와 무탄소 전원의 입지선택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한 핵심적인 정책수단이 앞서 언급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이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서 수요의 지방분산, 무탄소 전원의 수도권 이전을 유인하기 위한 방안은 크게 규제 정책, 경제적 유인 정책, 환경조성 정책으로 구분해서 살펴볼 수 있다. 먼저 규제정책은 동법 6장의 전력계통영향 평가에서 계통 수용가능성 평가를 통해 수도권 포화 시 허가를 내주지 않는 방향으로 수요이전을 유도할 수 있다. 또한 동법 4장 분산에너지 설치의무에서는 일정규모 이상의 개발사업에서 사용하는 전력수요의 일정비율을 지역에서 생산하게 하는 ‘지산지소’ 개념을 규정함으로써 필요 송전망 규모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둘째, 경제적 유인정책의 경우 7장의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은 지역에서 자유로운 직접거래로 경쟁을 촉진하고 신사업 개발을 유도하기 위한 내용이다. 지역에서 자유롭게 직접거래 전력요금을 책정할 수 있을 경우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에너지 다소비 시설의 이동을 유인할 수 있다. 8장의 지역별 전기요금은 지역별 한계가격과 송전망요금을 반영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요금 차별화를 통해 비수도권으로 시설이전을 유인하는 방안이다. 셋째, 환경조성 정책은 분산에너지가 활성화될 경우 고속도로에 해당하는 송전망 혼잡은 줄어들 수 있지만, 국도에 해당하는 배전망은 더욱 혼잡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감독과 선제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주요 사항

주: 산업통상자원부(2024b) 기반 저자 작성

결언

2050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수단은 전기화이기 때문에 전환부문이 열쇠를 쥐고 있으며, 전환부문에서 저탄소 전환의 핵심은 무탄소 전원을 수용하게 해주는 송전망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전기본에서 아무리 합리적인 수급계획을 수립한다고 해도 망이 수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주민수용성을 해결하고 송전망을 조기에 건설하는 것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작업이지만 송전망이 지연될 경우 더 많은 직접적,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국가기간 송전망 특별법이 조속히 통과되어서 탄소감축을 견인할 수 있는 망 여건 마련이 긴요하다. 이와 함께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의 실효적인 적용을 통해 무탄소 전원과 전력수요 사이의 지리적 불일치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전력계통 문제를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시장과 정책이 작동할 때 우리는 지속가능하고 보다 비용효율적인 탄소중립을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박종배. 2024. ‘분산에너지활성화를 위한 후속과제’ 발표자료.

산업통상자원부. 2022.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산업통상자원부. 2023a. 『10차 장기 송변전설비 계획』.

산업통상자원부. 2023b. 『전력계통 혁신대책』.

산업통상자원부. 2024a.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

산업통상자원부. 2024b.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제도별 운영방안』.

일렉트릭파워. 2023.12.27. ‘올해 해상풍력 발전사업허가 6GW 넘게 받아’.

조선일보. 2024.06.05. ‘622조 반도체 클러스터, 전기없어 못돌린다’.

파이낸셜 뉴스. 2023.12.04. ‘2036년 서해안 전력고속도로 완공, 전력망 확충 드라이브’.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통계』.

한국에너지공단. 2024. ‘지역별 신재생에너지 누적보급용량’.

https://www.knrec.or.kr/biz/statistics/supply/supply03_02_list.do.



[1] 산업통상자원부, “데이터센터 수도권 집중 완화방안” 발표자료, 2023.07.05.

[2]조선일보, “622조 반도체 클러스터, 전기없어 못돌린다”, 2024.06.05

[3] 산업통상자원부(2022)

[4] 본 분석은 10차 전기본과 10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기초하고 있다. 수요의 지역별 분포는 한국전력통계에 기초하고 있다. 태양광과 육상풍력 지역별 분포는 한국에너지공단 누적설비용량자료에 기초한다(한국에너지공단, 2024). 해상풍력 지역별 분포는 2023년말 기준 발전허가물량 자료(일렉트릭파워, 2023)에 기초한다. 수요와 재생발전의 지역별 분포는 현재의 비중이 36년까지 동일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가정하였다.

* 에너지브리프 2024년 8월호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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