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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발간물

기록적인 여름 더위와 우리나라 중장기 기후 전망

  • Date2024/09/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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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여름 더위와 우리나라 중장기 기후 전망


기록적인 여름 더위를 경험하고 있다. 엘니뇨 등 다른 기상 조건으로 인해 발생한 예외적인 이상 기상 현상으로 볼 수도 있으나 기후변화로 인해 지구의 평균 대기 기온이 상승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에너지 수급은 기상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중장기 기후 전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는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 농도 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IPCC 6차 평가보고서에서 제시된 SSP 기후 시나리오와 이를 토대로 기상청이 작성한 남한과 서울의 기후 시나리오를 살펴본다. 모든 기후 시나리오는 지금부터 2040년까지 평균 기온이 과거 평년 기온 보다 약 1℃ 가량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와 같은 폭염이 일상화될 수 있다는 의미로 에너지 수급 분석에서도 이러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


2024년 여름의 이상 고온 현상

기록적으로 무더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7~8월 동안 서울의 폭염(최고 기온이 33℃이상인 날) 일수가 23일이었고, 열대야(최저 기온이 25℃ 이상인 날) 일수는 35일을 기록했다(기상청 날씨누리). 서울의 최고 평균 기온은 31.8℃로 8월 4일 관측되었다(기상청 날씨누리). 우리나라 최남단인 제주도의 열대야는 9월에 들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2023년이 기상관측이래 가장 더운 한 해였는데(기상청 2024.05), 올해의 기온 추이를 보면 2024년의 평균 기온이 그 기록을 갱신할 가능성이 크다. 2023년 우리나라 평균 기온은 13.7℃로 평년보다 1.2℃ 높았다. 이는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기온으로 종전 최고였던 2016년의 13.4℃보다도 높았다(기상청 2024.02).

여름철(6~8월) 평균 강수량은 평년 보다 적었으나, 국지적으로는 극한 호우 현상이 발생하였다. 대표 사례로 7월 10일 군산 어청도에는 시간당 146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는데(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 2024.09.05), 이는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이 약 1,300mm임을 감안하면 연간 강수량의 1/10가량이 한시간 동안 쏟아져 내린 엄청난 강수 기록이다. 이 외에도 올 여름은 여러가지 기상 관련 기록을 갱신하였는데, 이번 한 해에 그칠 예외적인 이상 현상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는 데서 우려가 크다.

이 시점에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IPCC)가 2023년 발표한 제6차 종합평가보고서(the Sixth Assessment Report, AR6)와 AR6의 기후 시나리오를 이용하여 작성한 우리나라 기후 전망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에너지 수급은 기상 조건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발전 용수 공급, 신재생에너지 가동, 냉난방 수요 등은 기온과 강수 등에 영향을 받으므로 수급 전망을 위해서는 기후변화 추이를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번 8월 폭염 기간 중 태풍의 영향으로 남부 지역에서 태양광 발전량이 감소하면서 우리나라 최대 전력 수요는 역대 최고인 97.1GW(8월 20일)를 기록하였다(산업통상자원부 2024.08.20). 이번에는 다행히 예비 전력에 여유가 있었으나, 폭염, 폭우 등 평년 수준을 뛰어 넘는 이상 기상 현상으로 최대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여름철 평일의 전국 평균 최고기온과 최대 전력수요

자료: 한국전력, 기상청

최근의 이상 기상 현상은 기후변화에 기인한다는 데에 과학계의 컨센서스가 이뤄지고 있고, 기후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인간의 생산 활동으로 배출된 온실가스, 특히 화석연료 연소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에 의해 강화되고 있다 (IPCC 2023).배출된 온실가스가 대기중에 축적되면서 복사강제력(Radiative forcing, 편집자주: 태양의 복사 에너지를 지구에 가두는 정도)이 상승하고 결국 지구 기온은 상승한다. 따라서 기후 전망을 위해서는 우선 복사강제력을 강화시키는 온실가스 배출을 전망하고, 이에 따른 기후의 변동을 추정해야 한다. 여기서는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온실가스 배출 추이에 관해 살펴보고, AR6와 우리나라 기상청이 제시한 기후 시나리오의 전망을 살펴본다.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농도 추이

2021년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677 CO2eq백만톤이었다(2006 IPCC 가이드라인 적용, 환경부 2024.09.10).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018년 725 CO2eq백만톤을 기록한 후 2023년까지 대체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환경부 2024.09.10). GDP 성장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한 것은 고무적인 성과이지만 문제는 대기중으로 배출된 온실가스는 상당기간 동안 남아 있으면서 지구 기온의 상승을 유발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 전망에서 중요한 것은 복사강제력을 결정하는 온실가스의 대기중 농도이다. 산업혁명 이전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지구 평균 농도는 280ppm이었는데 이제는 400ppm을 훌쩍 넘겼다(IPCC 2023).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이산화탄소의 농도도 지구 평균과 차이가 크지 않다. 다른 온실가스인 메탄과 아산화질소의 배출량과 농도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국내 이산화탄소 농도는 대기 감시소가 있는 안면도(427.6 ppm), 고산(426.1 ppm), 울릉도(425.6 ppm)에서 지구 전체 평균 농도(419.3 ppm)보다 약 6.3~8.3 ppm 높았다(국립기상과학원 2024.06). 최근 10년(2013~2022)간 한반도의 이산화탄소 농도의 연간 증가율은 2.5ppm/year 수준으로 지구 평균(2.4 ppm/year)보다 빠르게 상승하였다 (국립기상과학원 2024.06).메탄의 농도도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데 안면도의 연간 상승율은 과거(2008~2012년)에 평균 7 ppb/year이었으나, 최근 10년(2013~2022년)에는 11 ppb/year의 수준으로 상승하였고 이는 지구 평균의 상승 추세와 유사하다(국립기상과학원 2024.06). 국내 아산화질소 농도는 지난 10년 평균 1.1 ppb/year 속도로 상승하였고, 마찬가지로 최근 들어 지구 전체 평균 상승률 변화와 유사하게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국립기상과학원 2024.06).

대기중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지면 복사강제력을 강화하여 앞으로 상당한 기간 동안 지구 기온의 상승을 유발한다. 지금 당장 온실가스 배출을 중단한다 하더라도, 현재의 높은 온실가스 농도가 기후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

국내 대기 감시소인 안면도(AMY), 고산(GSN), 울릉도(ULD), 독도(DOK)와 전지구(Global)의 CO2농도

  

자료: 국립기상과학원, 2024.06, 2023 지구대기감시 보고서

IPCC 6차 평가 보고서의 기후 전망 시나리오

기후변화는 전지구적인 현상으로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거나, 온실가스 농도가 하락한다고 해서 기후변화의 영향이 당장 완화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가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전망하기 위해서는 전지구 수준에서의 전망이 선행되어야 한다. IPCC는 온실가스, 에어로졸, 토지이용 변화 등 인간의 영향으로 발생한 복사강제력 변화를 지구 기후 모형에 적용하여 미래 기후의 변화(기온, 강수량, 풍속, 습도 등)를 전망하는 전지구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기상청 2023.12). 최신 AR6는 이전 보고서와 마찬가지로 복사강제력에 따른 시나리오를 제시하는데 여기에 기후변화 완화와 감축 노력에 따른 미래의 사회경제의 변화도 추가로 고려되었다.

이전 AR5의 시나리오 명칭은 RCPx(Representative Concentration Pathways)였는데 여기서 x는 2100년의 복사강제력 수준이다.[1] 예를 들어 RCP2.6은 2100년의 복사강제력 수준이 2.6W/m2인 경우의 기후 시나리오이다. 이번 AR6의 시나리오의 명칭은 SSPy-x(Shared Social-economic Pathways)인데, 여기서 x는 RCP에서와 동일하게 2100년의 복사 강제력 수준이고, y는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을 위한 사회경제적 노력 수준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SSP1-2.6은 2100년의 복사강제력 수준이 2.6W/m2이고, 이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사회경제적 경로가 1번이라는 의미이다. SSPy-x 시나리오는 2100년의 복사강제력 수준에 도달하기 위한 여러 사회경제적 경로를 검토하여 제안한 것으로, 이전 RCP 시나리오가 복사강제력과 기온의 변화 등 과학적인 정보만 제공하는데 반해 미래의 배출량 수준이 사회경제적으로 어떠한 함의를 갖는지에 관한 정보도 제공한다(O'Neill 외 2014). AR6는 기후변화 완화와 적응 상황에 따라 모두 4종의 사회경제 경로를 제안하였고, 대체로 y=1부터 y=5까지 배출량이 증가하여 복사강제력이 강화되는, 바꿔 말해 지구 평균 기온이 더 빠르게 상승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있다.

SSP1-2.6 시나리오는 “지속가능 성장 경로”라 할 수 있는데, 2100년의 복사강제력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 이내로 제한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전지구적으로 재생에너지 기술을 빠르게 발전시켜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사회적으로도 환경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기상청 2023.12). SSP1-2.6이 가장 이상적인 친환경 경로라면, 이와 대척점에 위치한 SSP5-8.5 시나리오는 “고도 성장 경로”라 할 수 있고, 2100년의 복사강제력은 지구 평균 기온을 5℃ 이상 상승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빠른 경제 성장을 위해 지금 보다 화석연료를 더 많이 사용하고, 이렇게 얻어진 경제적인 성과를 가지고 악화되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응하는 상황을 가정한 경로라 할 수 있다 (기상청 2023.12).SSP3-7.0시나리오가 현상유지(Business as usual, BAU) 시나리오라 할 수 있고, SSP2-4.5 시나리오는 SSP1과 SSP3 시나리오의 중간 단계를 상정하고 있다(기상청 2023.12)[2].

SSP 시나리오에 따르면 지구 평균 기온은 21세기 전반기인 2021~2040년에 1995~2014년의 평균 기온(14.4℃)보다 1.2~1.3℃ 상승할 전망으로 SSP1-2.6부터 SSP5-8.5 시나리오까지 거의 동일한 상승폭을 보인다(기상청 2023.12). 21세기 중반기와 후반기로 가면서 시나리오별 차이가 뚜렷해진다. 지금까지 대기 중에 축적된 온실가스로 인하여 어떠한 감축 활동을 하는가에 상관없이 2040년까지는 지구 평균 기온이 1℃ 이상 상승할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의미다. 강수량도 마찬가지로 모든 SSP 시나리오에서 2021~2040년 기간에 지구 평균 강수량인 1,052mm 보다 2~3% 증가할 전망이다(기상청 2023.12). 기온 1℃ 상승이 그다지 높아 보이지 않을 수 있으나, 이는 봄부터 겨울까지 모든 계절의 평균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상당한 기온 상승을 경험할 수 있는 수준이다. 참고로 최고 평균 기온을 기록한 2023년 기온의 평년 대비 상승폭이 1.2℃였다.

SSP 시나리오별 전지구 평균 기온의 변화(2100년까지)

                       

자료: 국립기상과학원(2020.07), 주: 실선은 평균을, 음영은 범주를 의미

우리나라의 기후 시나리오

우리나라의 1987~2017년 평균 기온은 20세기 초인 1912~1941년 보다 이미 1.4℃ 상승하였다(국립기상과학원 2018.08.16). 기상청은 21세 전후반의 기후 전망을 위하여 IPCC가 작성한 SSP를 토대로 한반도, 남한, 지역별 상세 기상 전망을 수행하였다(전망 방법에 관해서는 기상청(2023.12)참고). 남한의 전망을 살펴보면 평균 기온은 21세기 전반기인 2021~2040년 기간에 2000~2019년의 평균 기온(11.9℃)보다 1.2~1.5℃ 상승할 전망이다(기상청 2023.12). 강수량은 2021~2040년 기간에 평균 강수량인 1,328mm 보다 1~7% 증가할 전망이다(기상청 2023.12). 지구 전체 전망과 마찬가지로 21세기 전반기에는 시나리오별 차이가 크지 않다가 후반기로 가면서 시나리오별 차이가 분명해지는데 SSP1에서 SSP5로 갈수록 기온이 높게 상승하고, 강수량이 많이 증가한다(첨부 표 참고).

SSP 시나리오별 미래 평균 기온과 강수량 변화

 

자료: 기상청(2023.12)

모든 기후 전망 시나리오는 지금 당장 획기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한다 하더라도 21세기 전반기에는 기온이 1℃ 이상 상승할 것이라는 데에 동의한다. 다만 2040년대 이후 2100년까지 기후는 현재의 기후변화 완화 노력에 의해 경로가 크게 좌우될 수 있다. 우려되는 점은 현재 우리나라와 전세계의 상황은 BAU 시나리오인 SSP3가 아닌 고도 성장 경로인 SSP5에 가까워 보인다는 것이다. 마치 더 빠른 경제 성장으로 기후변화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우리 사회가 조금 더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당장은 2040년까지 기후 변화 추이를 염두에 두고 에너지 수급을 계획할 필요가 크다.

참고문헌

국립기상과학원. “한반도 100년의 기후변화.” 2018.08.16.

국립기상과학원. “전지구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 미래 시나리오 4종에 따른 기후변화 전망.” 2020.07.

국립기상과학원. “한반도 기후변화 전망 보고서 2020: SSP1-2.6/SSP5-8.5에 따른 기후변화 전망.” 2020.12. (인용 없이 참고)

국립기상과학원. “남한상세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2022.12.31. (인용 없이 참고)

국립기상과학원. “2023 지구대기감시 보고서.” 2024.06.

기상청. “지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 SSP 4종 시나리오에 따른 기후변화 전망.” 2023.12.

기상청. “2023 기상연감.” 2024.05.

기상청 기후변화감시과. “보도자료: 2024년 여름철 기후특성.” 2024.09.05.

기상청. “날씨누리.” https://www.weather.go.kr/ (액세스: 2024년 09월).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태풍 영향으로 역대 최고 전력수요.” 2024.08.20.

환경부. “2023년 온실가스 배출량 6억 2,420만톤: 전년대비 4.4% 감소, 2년 연속 감소 추세.” 2024.09.10.

IPCC. “Climate Change 2023: Synthesis Report.” 2023.

O'Neill C. B., 외. “A New Scenario Framework for Climate Change Research: the Concept of Shared Socioeconomic Pathways.” Climate Change, 2014, 122: 387-400.



[1] AR5는 온실가스를 상당히 저감하여 기온 변화를 1.5℃ 또는 2℃ 이내로 제한(RCP2.6), 온실가스를 일부 저감(RCP4.5), 온실가스 감축 정책이 없는 경우(RCP7.0, RCP8.5)의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하였다.

[2] IPCC는 SSP4 시나리오를 고려하지 않았다. 사회경제 경로를 작성할 때, SSP4 시나리오는 기후변화 완화 활동은 적극적으로 하지만, 기후변화 적응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는 사회에 해당한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정책 기조를 상상하기 어렵기 때문에 제외한 것으로 추정한다.

* 에너지브리프 2024년 9월호 전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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